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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줌

'빠르게 실패하기'를 읽고 일단 써봤다.

나는 미친놈이었다. 

 

정답지가 없는 문제집이 없는 것처럼 살아오면서 항상 풀어야 하는 문제에는 항상 답이 있었고 그 답을 찾지 못하면 틀렸으며 오답노트를 적어 나를 그 답에 맞추려 노력해야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내 뇌의 원시적 두려움을 더욱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진화시킨 것 같다. 

불확실성은 죄악으로 받아들여졌고 조금 더 안전한 지대를 찾아서 몸을 웅크리게 되었다.

이러한 태도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를 마주 했을 때, 누군가 나타나 삶의 정답을 알려주기를 원하게 만들었다. 

어둠 속에서 길을 찾지 못하니 그대로 멈춰 서 있었다. 그려면서 바랬다. 언젠가 태양이 뜨면 길이 드러날 것이라고

아직은 길이 보이지 않으니 한 걸음 내딛기보다는 다가올 변화를 기다렸다.

스스로 무언가를 바꾸는 것을 두려워 평소와 같이 살아가며 그래도 바뀔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은 미친놈이었다. 

 

빠르게 실패하기

서점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줄 책을 찾던 와중 '빠르게 실패하기'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빠르게 성공하기도 아닌 빠르게 실패하기라니, 그리고 생각했다. 내 삶의 과정에서 진짜 실패라는 것을 한 적이 있나?

항상 애매함에 종속되어 떠내려 오던 나에게는 실패라는 단어도 나에게는 사치처럼 느껴졌다.

실패라는 결과도 어떤 것이든 한 원인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

삶 속에서 마주한 선택의 시점에서는 나는 만원 지하철 승객 일처럼 주위의 흐름에 판단을 맡겼다. 

사회에서 정해 놓은 인생에 각 스테이지를 먼저 클리어하고 나서야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 책의 첫 장인 '지금 바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인가? 는 내 삶의 방식을 정면으로 반박해 왔다. 

그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아니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어떤 일이든 시도하지 않으며 망설이고 움츠린다는 데 있었다.  첫째 어떤 일을 새롭기 시작하기 전, 정보를 수집하고 거창한 계획을 세웠다. 둘째, 그들은 큰 성공만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계획을 수립하고 전략을 고민하는 동안 수만 가지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고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는 근거를 발견했다. 
셋째, 그들은 바쁘거나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그일'을 시작할 수 없다고 합리화했다. 

이 문단을 읽었을 때, 작가가 내 삶을 어디선가 내려다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주위를 살폈다. 정말 여태껏 내가 살아온 삶의 태도를 잘 설명하고 있었다. 

 

이들은 현재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즐거움은 없다'라는 것을 전제로 둔다. 현재의 문제에서 벗어날 때까지 삶을 즐길 수 없다는 가정에 기반을 둔 이것을 '아직은 때가 아닌' 인생관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공을 해야 즐거움을 맛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기를 무슨 일이든 동기를 잃지 않고 업무의 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일 즐겁고 의미 있는 발전의 기회를 가져야 된다고 말하며,  성공을 해야 즐거운 것이 아니라 즐거워야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넘을 수 없다는 말이 이러한 속성에 기초한 게 아닐까 생각했다.

 

생각해 보라. 실수를 한다고 죽지는 않는다. 틀린 말을 하거나 어설픈 아이디어를 따라 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실패를 피하려는 삶이 당신을 구속한다. 

살아오면서 가끔씩 내가 해오던 것이 아닌 것들 아닌 것들이 재밌어 보일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을 시도하기에는 내가 적절치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새로운 시도로부터 나를 잡아끌었다. 어쩌다 그 일을 시작해도 형편없어 보이는 것이 부끄러워 금세 그만두고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곤 했다. 세상에게 내가 이 일을 해봐도 되는지 허락을 받아야만 할 것 같았다. 위의 문장을 읽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도대체 누구에게 허락을 받아야 되는데?  설사 허락을 구할 대상이 있어도 허락의 유무가 무슨 차이가 있지?" 

그리고 초보자는 당연히 미숙한 거지 뭔 그렇게 잘하려고 애를 썼나 싶었다. 책에서 말하는 당당한 초보자가 되어 가능한 많은 실수를 해야 

내가 그일을 좋아하는지, 잘하는지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인데, 이러한 판단에 필요한 경험 자체를 거부해 왔던 것이다. 

 

가능한 빠르게, 많은 실수를 해보자. 

빠르게 배우는 사람들은 실패를 피할 방법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쓰지 않는다. 오히려 능력과 지식의 한계를 드러낼 기회를 열심히 찾아다닌다. 이 행동은 그들을 무엇이든 재빨리 배우게 만든다. 그리고 미숙한 준비야말로 성장을 위한 최적의 조건임을 깨닫게 한다. 

약간의?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항상 무슨 일을 하면 그 일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이고 잘할 수 있을지 꼭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나무를 잘 베기 위해서는 도끼를 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말이다.

근데 나는 나무는 베지 않고 도끼를 바늘로 만들고 있었던 것 같다. 나무를 벨 줄도 모르는 나무꾼이 도끼 한번 한 휘둘러 보고 말이다. 

변화를 위해서는 일단 뛰어들어야 한다. 익숙함과 확실성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특히 저항은 의미 있는 일을 하려는 자에게 악착같이 달라 붙는다. 그래서 완벽주의자가 되려 하지 말고 경험주의자가 되어야한다. 

 

새로움은 어린아이의 장난과 같아서 문을 두드리고는 가만히 서 있지 않고 즉시 멀어져 간다. 

잘 맞이하겠다고 준비하는 순간 이미 사라진 후 이다. 지체 없이 열어젖혀야 한다. 

일단 어떻게 생겼는지는 직접 봐야되지 않겠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손이 가는 문장이 너무 많았다.

모두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모든 문장에 나의 생각을 달려하니 너무 버겁게 느껴졌다.

그래도 책을 읽었으면 내 삶에 하나쯤은 반영되어야 보람이 있지라는 생각에 이 작가의 말을 실천하기로 했다.

일단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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